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자아성찰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황야의 이리에서는 내면에 한 마리의 이리를 품고 있다고 생각한 남자가 자신의 본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죠. 또 국내에서도 유명한 데미안이라는 작품에서는, 주인공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만나면서 자기 자신과 더불어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배워나갑니다. 오늘 포스팅에서 다뤄볼 [싯다르타]는 그런 자아성찰의 과정을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서, 그리고 여타 헤르만 헤세의 작품보다 더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불교의 관점에서 자아 성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다른 책보다 더 관념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생애를 통해 이야기하고 있기에 동시에 더 실질적으로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다가오기도 하는데요.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삶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저만의 정의를 내려볼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삶이라는 것 자체에 대해서, 그리고 내 삶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지도 생각해볼 수 있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그럼 오늘은 [싯다르타] 줄거리와 느낀 점에 관해서 이야기 시작해보겠습니다.
싯다르타 줄거리
*싯다르타 줄거리 [1부] 싯다르타는 높은 계급의 자제로, 주변의 존경도 받는 인물이었습니다. 어느날 싯다르타는 떠돌아 다니며 도를 닦는 사문들의 생활에 반하게 되고 그대로 친구 고빈다와 함께 길을 떠나게 됩니다. 하지만 사문들과의 생활에서 깨달음의 한계를 느낀 싯다르타는, 고빈다와 함께 당시 사람들에게 설법으로 큰 영향을 끼치고 있던 고타마에게 찾아갑니다. 역시나 고타마라는 인물은 걸음 하나, 미소 하나도 남달랐습니다. 하지만 그의 말을 들으면서 싯다르타는 한 가지 모순을 느끼게 되고, 거기에서 고빈다와 이별을 하게 됩니다. 고빈다는 고타마의 사상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거든요. 가족처럼 몇 년을 붙어지내던 이 둘은 이렇게 각자의 삶을 걷게 됩니다.
[2부] 싯다르타는 우연히 카밀라라는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여성을 통해서 쾌락을 배우게 되고, 이후 잘 나가는 장사꾼 한 명도 소개받습니다. 이후로 싯다르타는 장사를 배우고, 쾌락을 하나 둘 맛보게 됩니다. 이전의 삶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 싯다르타. 처음에는 가벼운 유희쯤으로 여깁니다, 도박을 하면서 돈을 잃더라도 아무런 감정적 동요를 하지 않아요. 하지 시간이 지나자 싯다르타는 돈 한 푼에, 여자와의 쾌락에 흔들리는 사람이 됩니다. 어느 순간 자신이 과거에 자신의 능력이라고 여기던 기다리는 법 / 배고픔을 참는 법 / 사색하는 법을 더 이상 할 수 없음을 발견한 싯다르타는 그대로 속세의 삶에서 떠나게 됩니다. 그리고 예전에 고타마와 이별했을 때 건넌 강에서 만난 뱃사공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싯다르타는 그와의 대화에서, 그리고 흘러가는 강물의 음성에서 깨달음은 멀리있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이후 싯다르타는 뱃사공이 되며 강과의 대화에서 / 그리고 카밀라가 임신한 자신의 아들과의 크고 작은 일들로 인해서 / 진정한 성인이 되며 이야기는 마무리가 됩니다.
싯다르타 느낀 점
1. 지나칠 정도로 구도의 길을 걷고 계신 건 아니신지요.
이제는 노인이 된 싯다르타와 고빈다가 오랜 만에 만나 한 대화의 일부입니다. 고빈다는 싯다르타를 알아보지 못하는데요, 싯다르타도 모른 척하고 대화를 합니다. 그러던 중 고빈다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지나치게 도를 추구하느라 자신의 목표를 제외하고 눈 앞에 있는 것들조차 보고 있지 못하는 것은 아니냐고 말입니다. 고빈다의 모습과 지금 저의 모습이 놀라울 만큼도 겹쳐서 지금 조금 흠칫했습니다. 최근 일본 취업을 어떻게든 해야한다는 생각에 주변의 조언이나 걱정에 눈과 귀를 막고 있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더 나이먹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고 그래서 여러 가능성을 찾는 건 사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친한 친구와의 대화에서 제가 여러 가지 부분을 따져보지 않고 일직선으로만 나아가고 있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화를 하는 동안에도 싯다르타를 끝까지 알아보지 못하는 고타마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렇게 절친한 친구를 알아보지 못하는 고타마, 단순히 도만을 추구했지만 싯다르타보다 어두운 시야를 가졌던 고타마, 그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2. 나는 나를 너무 두려워하였고 나로부터 도망치려고 하였다. 나 자신을, 싯다르타라는 비밀을 알아내야지
나 자신을 알고 있다고 모두들 쉽사리 생각합니다. 그래서 내 단점으로부터 벗어나려고 하기도 하고, 때로는 장점을 극대화 시키려 노력하기도 합니다. 그 무엇을 하던 자신의 선택이겠지만, 먼저 나 자신을 받아들이려 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보다 좋은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단순히 일을 할 때, 공부할 때 뿐만 아니라 평소 태도에 있어서도 보다 낫은 내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를 자주 생각했습니다. 반면 나 자체는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고 처해진 상황에 따라서 달리 생각해봐야하는 것인데, 너무 일면에 국한해서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나 자신을 / 나 자신에게 놓여진 상황과 주변 관계들 / 그리고 내 가능성을 단순히 좋게 또는 나쁘게 볼 것이 아니었습니다. 마치 회사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것처럼 천천히 따져보듯이 생각해볼 시간을 가지는 것이 지금의 저에게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싯다르타
저자
헤르만 헤세
출판
민음사
발매
200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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